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편인가요? 저는 철저한 계획형 J인데요. 여행에서는 늘 변수가 생겨서 일정대로 되지 않겠지만 어디 가고 무얼 먹고 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여행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트렁크는 한 달 전부터 꺼내놓고 거기에 차곡차곡 짐을 하나씩 채워 넣는 재미도 있고요. 짐을 챙기면서 체크리스트 하나씩 지워가는 뿌듯함도 있습니다.
어디를 얼마 동안 언제 누구와 가냐에 따라 준비하는 물품들이 다를 텐데요. 그래도 기본적인 것들은 파일로 만들어서 갈 때마다 체크하며 쓰고 있어요. 유럽 여러 나라를 10일 이상 갈 경우에 주로 쓰는 체크리스트고요. 일본 같은 가까운 나라나 짧게 갈 경우는 이 중에 필요한 것만 체크해서 가고 있습니다.
유럽도 유럽 나름이지만 유럽에 갈 경우 필수적인 것은 자물쇠랑 옷핀, 비오킬(베드버그 약), 멀티어댑터입니다. 예전에는 배낭 여행할 때 배에 여권이랑 넣고 다니는 복대를 챙겼는데 저는 복대가 답답해서 자물쇠로 가방 지퍼 있는 부분을 채워놨어요. 그거나 아니면 옷핀으로 지퍼와 가방 부분을 채워놓거나요. 이렇게 하더라도 가방을 칼로 찢어서 가져가기도 해서 될 수 있으면 2중, 3중으로 넣게 되더라고요. 파우치에 중요한 것을 넣어놓고 가방 안쪽에 옷핀으로 달고 가방 겉에는 자물쇠를 채웁니다. 문제는 나도 꺼내기 힘들다는 거죠. 꺼낼 때 마다 아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싶은데 다른 이들의 경험담을 보니 해야 하더라고요. 저 또한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가 소매치기당한 적도 있어서 나중에 후회하느니 철저히 준비하는 게 낫지! 라는 마음으로 다녔답니다. 핸드폰은 손에 들고 가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특히 나폴리) 해서 핸드폰줄을 사서 가방이나 손목에 연결해서 다녔어요. 그래서 손목시계도 꼭 차고 다닙니다. 시계 보려고 핸드폰 꺼내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비오킬! 유럽 숙소에서 베드버그 많이 물리는데요. 이게 한번 물리면 물리는 것에 끝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옷이나 이런 것 다 고온 소독하거나 버려야 해요. 빈대가 이렇게 무섭답니다. 그래서 비오킬사서 숙소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침구류에 뿌려두는 거예요. 물론 100% 대안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거보다는 낫겠죠.
멀티어댑터는요. 유럽 한나라만 가는 게 아니라 여러 나라를 가면 나라마다 콘센트 방식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영국은 구멍이 3개 있어요. 그래서 멀티어댑터를 사서 콘센트 모양을 보고 사용했습니다.
일본에 갈 때는 이런 것 다 필요 없고 일명 돼지코 챙겨가야 합니다. 우리가 쓰는 것은 220v이고 일본은 110v전원이다 보니 충전하거나 전원 연결하려면 전환해주는 어댑터 돼지코가 필요해요. 깜빡했더라도 일본 가면 다이소 같은 곳에 또 다 파니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전압이 달라서 여기서 쓰는 가전제품 특히 드라이기 같은 것 들고 갈 때도 고민이 많은데요. 프리볼트냐 아니냐에 따라 갖고 갈 수 있는 제품이 따로 있어서 꼭 확인하고 가져가야 해요. 그리고 고데기는 유선은 가능하지만 무선은 분리형 배터리 제품만 가능해요.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내, 위탁 상관없이 일본은 일체형 무선 고데기는 항공기 반입금지 물품입니다.
렌터카를 하지 않으면 면허증은 필요 없지만 렌터카를 한다면 국제, 국내 면허증 꼭 챙겨야합니다. 티켓들 예약한 것은 캡처본으로 핸드폰에도 챙기지만 혹시나 핸드폰 분실이나 어떤 곳은 캡처본은 안 된다고 하는 곳도 있고, 인터넷 연결이 안 될 경우 대비해서 프린트도 챙겨가요. 기내 수화물 액체 반입금지 때문에 지퍼백도 여분으로 항상 챙기고요. 간단하게 빨래 한 것들 널거나 옷 구겨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옷걸이도 챙깁니다. 빨래할 것들 모아놓는 용으로 비닐백도 필요해요. 스포츠 타월은 장소 이동이 많을 때 빨리 마른다고 해서 수건 대용으로 챙기는 편입니다. 슬리퍼는 일회용 슬리퍼로 접히는 것 구매해서 신고 다니고 버리고 왔어요. 조금 쌀쌀한 날씨에 여행지를 간다면 핫팩도 한두 개 챙기고요. 스카프나 바람막이 점퍼 같은 것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체크리스트들을 보니 또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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